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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190817

jogeum 2019. 9. 10. 02:10

저런 표정은 아니였지만 딱 저런 기분이 들었다.

 

  1. 모든일이 끝난 다음날 차가운 맥심 아이스 커피를 마시며 일기를 쓰고 있다. 
  2. 문득 올해는 여름 해수욕을 한번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떠올라 언젠가 가기로 했던 강릉 바닷가를 가기로 했다. 때마침 이번주가 강릉 바닷가 마지막 개장이라고 하니 더는 미룰 수 없었다. 
  3. 하지만 당연하게도 주말 연휴이기 때문에 해가 중천이 되어서 눈을 떴고 그냥 가지말까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지만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길을 나서기로 했다. 
  4. 출발이 늦은 관계로 점심은 간단히 빵과 우유로 해결하고 저녁은 물회를 먹어야 하나 막국수를 먹어야 하나 둘다 먹기에는 시간이 부족한데 라며 괜히 설랜 기분으로 길을 나섰다. 
  5. 하지만 역시 연휴 주말이였다. 차가 정말 막혔는데 다들 어디로 가는 것인가 ? 서울에 사람이 이렇게 많았나 ? 혼자 속으로 투덜 거리며 달리다가 예상보다 늦은 시간에 바닷가에 도착 했다. 출발한지 네시간 반만이였다. 
  6. 가기로 한 곳은 남애해수욕장 이라는 곳으로 물이 아주 맑고 사람이 없어 한적하다는 블로그를 보고 도착한 우리를 조금 당황스러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7. 때마침 너울성 파도 주의보가 발효중이었고 해수욕이 가능하다고 펜스를 쳐놓은 곳은 한겨울 설 전날 대중탕을 방불케 하는 밀도를 자랑하고 있었다. 나머지 바다는 전부 너울성 파도를 반기는듯 서퍼들이 가득했다. 
  8. 걍 해수욕을 하지말까 ? 유혹이 또 강하게 들었지만 온 시간이 아까워서 도저히 포기할 순 없었다. 하지만 해수욕을 하려고 왔지 해수탕을 하려고 온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급하게 다른 해수욕장을 탐방해 보기로 했다. 
  9. 해안가를 따라 움직이다가 마침 방파제가 적당히 가로 막혀 있으면서 사람도 적당하고 물 깊이도 적당해 보이는 광진해변에 도착 했다. 드디어 해수욕을 하는 것이다. 
  10. 기쁜 마음으로 뛰어들어 즐겁게 해수욕을 한참 하다가 문득 바지에 이물질이 느껴져 섬뜩한 기분에 만져 보니 자동차키가 들어 있었다. 오랜만에 해수욕을 한다는 사실이 많이 설랬었나 보다. 
  11. 급하게 인터넷을 검색하니 비슷한 간증이 주루룩 나왔다. 가장 많이 검색되는 방법은 자동차키를 잘 말리랜다. 
  12. 기도하는 심정으로 1시간여를 잘 말려서 시동을 걸어보니 안걸렸다.
  13. 먼거리의 편의점까지 걸어가 혹시나 하는 생각에 자동차키의 배터리를 사서 교환해 봤더니 시동이 안걸렸다.
  14. "맞어 이럴때를 위해 보험사가 있는 거지 !" 라며 보험사에 전화를 하니 고객님 많이 당황하셨겠어요. ! 라며 상투적인 위로를 건내며 키를 잘 말려보랜다. 
  15. 잘 말렸는데 잘 안되더라 하니 우리가 해줄 수 있는게 없다고 한다. 그럼 대체 무었을 위한 보험이란 말인가 ? 대신 견인 조치를 할수 있는데 하시겠나고 물었다. 하지만 키로당 2,000원이 붙는다고 했다. 집까지 최단거리가 181 km 이고 거기에 2,000 원을 곱하면 362,000 원이 나온다는 결론이다. 
  16. 역시 무리한 일정으로 여행을 오는 것은 아니였나 내가 무엇을 잘못했었는데 이런 불행이 찾아오나 ? 후회했지만 결정을 해야만 했다. 
    이대로 집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여분의 키를 가지고 다시 양양까지 돌아오는 방법을 생각하니 정신이 아득해졌다. 렉카차를 타고 집까지가는 방법을 선택하려니 비용이 너무 아까웠다. 
  17. 어느방법이 가장 좋을지에 대해 고민하다가 고객센터 아저씨가 은근슬쩍 키를 다시 맞춰주는 사설업체가 있다며 연락처를 건내줬다. 처음부터 이걸 알려주시지 그러셨어요 ?
  18. 연락을 했더니 한눈에 봐도 전문가 포스를 풍기며 도착하신 기사님 덕분에 2시간여만에 무사히 키를 교환하고 집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적지않은 돈을 지불했고 그분은 그게 일이였겠지만 그래도 늦은 시간 먼거리를 오셔서 수리를 해줘서 참 감사했다. 
  19. 우여곡절 끝에 집에 도착하니 밤 12시가 되었다. 출발한지 딱 12시간만이였다. 
  20. 문득 한끼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아내와 같이 먹기로한 막국수 대신 팔도 비빔면을 끓여 먹고 무사히 집에 도착한게 어디냐며 위안을 하며 긴 하루를 끝냈다. 
  21. 화 안내서 고마워요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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